업무도 메신저가 대세, 문제는 없을까?

회사 커뮤니케이션 중심이 이메일에서 메신저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툴에 어렵게 적응중입니다. 전에는 집중이 필요한 일을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이메일을 확인했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채널에 수시로 새 글이 올라오고 상사와 팀원들이 자꾸 1:1로 말을 걸어오네요. 푸쉬알림을 모두 살려놨던 처음 일주일은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가 극심했습니다. 알림을 반쯤 끄고, 메신저로 업무하기를 한달 넘게 하니 조금 익숙해집니다. 말로 하는 지시보다 글로 하는 지시가 더 정확한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팀원에게도 직접 말하기보다는 메신저를 이용하게 됩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면대면 면담이나 팀회의 횟수를 확 줄였습니다. 아 이게 '뉴 노멀'인가 싶다가도 문득 의문이 듭니다. 우리 조직 이 방향이 맞는걸까요?

트위터 부사장이 제안하는 즐거운 기업문화


트위터


d



트위터 유럽지사 부사장인 브루스 데이즐리도 고민이 많았었나 봐요. 회사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고 퇴사자가 속출하자 문제의식을 느낀 그는 기업문화 개선에 대한 팟캐스트 <Eat Sleep Work Repeat>를 시작했습니다. 팟캐스트에 소개한 내용을 정리해서 이 책 <조이 오브 워크>를 냈습니다. 1부는 일하는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충전의 기술 12가지, 2부는 소속감을 끌어올리는 공감의 기술 8가지, 3부는 성과를 극대화하는 자극의 기술 10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30가지 기술 중 중간관리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었던 내용만 추려보았습니다.

팀원들 눈치 주지 말고 업무 성과에 집중하자

1부에서는 에너지를 회복하여 생산성, 창의력, 즐거움을 얻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뇌가 하루동안 내릴 수 있는 결정의 수는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뇌가 한계에 도달하면 아무리 중대한 사안이라도 더는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하루 일정에 너무 중요하고 복잡한 일을 몰아넣지 맙시다. 야근하는 습관을 들이지 맙시다. 저도 종종 하는 잘못인데, 점심시간에 밥 안먹고 일하는 것 좋지 않습니다. 점심시간에 영양을 섭취하는 것,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 몸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 보충에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수도승 모드로 오전시간을 보냅시다. 휴대전화 알림 기능을 끄세요. 지각을 하거나 반차를 낸 직원에게 쓸데없이 핀잔 주지 말고, 업무 성과에 집중합시다.

팀원들이 유대감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하자

2부에서는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교감과 신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교류가 필요한 부서끼리 커피머신을 공유할 수 있도록 조직 배치를 바꿔보세요. 팀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면 위로도 얻고 유용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자율적인 티타임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바삭바삭 목요일'처럼 정기적 행사를 해도 좋습니다. 목요일 오후 4시30분은 이런 행사를 하기 딱 좋은 시간입니다. 한 사람을 지정해서 신입을 환영하고 도움이 될 팁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오리엔테이션을 신경써서 설계하세요. 부하 직원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지시를 내리고, 직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상사가 되세요.

회의는 짧고 굵게, 대화는 활발하게 발언권은 평등하게

3부에서는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정서를 충족시키는 환경을 조성하여 직원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문제를 즉시 보고하는 분위기를 만드세요. 팀 규모를 줄이고(이상적인 수는 7명) 회의시간을 단축하세요. 일단 회의를 하기로 했으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치우고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세요. 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발언권이 평등하게 주어지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뛰어난 팀을 만드세요.

작은 행동이라도 '지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니까

이 책을 읽고 반쯤 살려뒀던 회사 메신저 푸쉬 알람을 다 껐습니다. 핸드폰에서 달력과 시계 앱을 제외하고 알림을 다 껐습니다. 끄면서 내가 이렇게나 많은 알림을 허용하고 있었나 오히려 놀랐습니다. 피로감이 덜하고, 연속으로 집중하는 시간이 좀 길어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순차재택근무가 끝나면, 한달에 한번 몰아서 길게 했던 팀회의를 매주 짧게 "간식을 먹으며"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팀원들에게는 위로와 공감, 경험과 정보 공유가 필요하니까요 :)



,


안쓰면 퇴화되는 거울 뉴런

저는 예민하고 산만한 아이였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투나 제스처 때문에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불쾌감을 줄이고 집중하기 위하여 외부 자극에 둔감해지기로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눈을 잘 안쳐다보기 시작합니다. 시간에 쫓기고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타인이 보내는 미묘한 신호를 무시하게 됩니다. 점점 사람들의 의도나 본심을 파악하기 힘들어집니다. 갈수록 커뮤니케이션이 부담스러워집니다. 어느새 조직에서 팀장이 되어버린 나, 어떻게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공감적 미러링 5단계

이 책이 제안하는 대화법의 핵심 전략은 공감적 미러링입니다. 공감적 미러링이란, 내 입장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적절히 모방함으로써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다음,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미러링을 위해서는 5단계를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1단계 '나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상위 목표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2단계 '상대방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의식적으로 지각하는 것입니다. 3단계 감정 이입을 해서 신체언어, 표정, 목소리를 모방하는 것입니다. 4단계 '현재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현재 목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5단계 ​침착하게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특히 훈련해야 할 부분은 2단계와 3단계입니다.

관찰하고 모방하라

상대방이 지금 어떤 상태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눈을 맞추고 집중해야 합니다. 영업을 잘하는 제 친구도 그러더군요. 사람의 눈을 살펴봐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구요. 또한 내 이야기를 하는 대신 관심 어린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기쁨, 분노, 슬픔 상태에 있다면 "정말 ...하겠다"라며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고 "어쩐지 네 얼굴이 ...하다고 생각했어"라며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목소리를 교정하고 표정을 관리하라

상대방의 목소리를 미러링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호흡 속도와 말의 높낮이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가라앉은 톤으로 느리게 말하는데 나는 명랑하고 빠르게 말한다면 소통이 잘되기 어렵겠죠? 상대의 표정을 읽고 미러링하는 것도 중요한데, 특히 내가 정확한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내 표정을 많이 관찰하고 다양한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춘기 이후 거울을 보며 표정을 짓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져 하지 않았는데 이제 내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을 연구해야겠습니다. 책은 다음과 같이 표정을 연습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어떤 표정을 짓는가 살펴본다

-조금 과장되더라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본다

-화난 표정, 즐거운 표정, 재밌는 표정을 지어본다

-이맛살을 찌푸리거나 미소를 짓거나 눈을 가늘게 뜨거나 눈을 크게 떠본다

-표정을 바꿀 때마다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본다

가치와 필터에 주목하라

상대방이 자주 쓰는 단어에 주의를 기울여서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 파악한 후 대화에 적용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필터(메타 프로그램)를 파악하여 이에 맞게 말하는 것은 설득에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가 나무를 보는 사람인지 숲을 보는 사람인지, 문제지향적인 사람인지 목표지향적인 사람인지, 과거현재미래 중 어떤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인지 파악하면 대화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연습해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공감적 소통을 방해하는 5가지 상황을 통제하는 법, 불편한 대화에서 벗어나는 5가지 기술을 소개하면서 책을 마무리합니다. 책의 결론은 '잘 듣고, 잘 관찰해서 상대방의 신체언어, 표정, 목소리, 가치나 필터에 맞춰주면 소통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였습니다. 당연한 것 같으면서 막상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교훈이네요. 남은 건 연습, 연습, 연습.




,

신문이나 우유를 구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몇 해전만해도 ‘구독’은 일상의 부분에 불과했다. 현재 구독서비스는 일부를 넘어 일상으로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온라인매거진 닛케이는 구독경제를 두고 ‘의식주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키는 최강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밀레니얼들이 경제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비즈니스’는 무엇인지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2020)로 살펴볼 수 있다. 


나도 구독경제의 일원

처음에는 정기구독서비스에 거부감이 있었어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푼돈이라도 구독료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용해보니까 그 편리함에 조금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저의 첫 구독서비스는 넷플릭스에요. 킹덤2 때문에 가입했다가 그대로 눌러 앉게 됐죠. 그 다음은 리디 셀렉트입니다. 저는 주로 콘텐츠 쪽이네요. 



이 책의 구성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의식주동락(즐기다)’ 다섯분야로 나눠서 24개 구독경제 기업의 사례 분석과 그 비즈니스들이 시작하게 된 단계를 아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본의 경우 구독서비스가 구독경제라고 명칭 될 만큼 확장되어가는 추세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구독경제가 대기업의 시장진입 및 보다 개별화되는 고객별 커스터마이즈 현상의 가속화 되고 있다는 인사이트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정기구독형 비즈니스가 소매, 서비스 업체중심에서 제조사가 직접 자사 제품을 정기구독 형태로 판매하려는 지점, 개인별 맞춤서비스가 AI 기반을 통해 보다 정교해질 것이라는 사례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본의 구독시장은 2018년 5년 전보다 11.3배 늘어난 349억엔을 기록하며 급성장을 하고 있음 


물론 구독경제에 대해 낙관만하는 점은 아닙니다. 구독서비스의 한계지점도 명확하게 이야기 하고 있어요. 2017년 미국에서 상장했다가 주가하락을 겪은 ‘블루에이프런(Blue Apron)’ 사례라든지, 일단 긍정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낙관하지 않는 시각이 좋았습니다. 


내가 꼽는 일본 구독서비스 2개

개인적인 것과 비즈니스적으로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2개를 꼽아볼게요. 기린사의 홈탭서비스와 어드레스의 빈집을 활용한 ‘코워킹+코리빙’ 서비스입니다. 기린사의 홈탭서비스(맥주)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혼술의 퀄리티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다! 그리고 패키지가 너무 예쁩니다. 어드레스는 월4만엔으로 어드레스에 가입 된 빈집, 유휴별장 등에 머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정해진 구독료를 지불하면 일본 전역에 분포된 계약시설에서 무제한으로 머울수 있다는 ‘다거점 코리빙 서비스’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제주도에서 한 달살기, 지역에서 한 달살기 같이 한국에서도 유사한 경향성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구독서비스 실패 사례

책에서는 서비스 시작 반년만에 중단한 ‘아오키 홀딩스’의 양복대여 서비스의 예를 들면서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고려했던 ①타겟층이 빗나간 것, ②제조사가 정기구독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상품조달 역량 부족이 부각, 결과적으로 운영비(시스템 구축비 등)가 예상외보다 커진 것, ③사용한 이용자의 고객유지율이 그것들입니다.


구독경제 비즈니스의 핵심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지점은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커스터마이즈’ 였습니다. 이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식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인 오이식스 라 다이지의 니시이 도시야스 집행임원은 ‘구독서비스가 일반적인 이커머스와 다른 점은 데이터의 양이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지향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를 지속’한다고 이야기 한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구독을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모아진 데이터로 서비스를 개선해가면서 완성된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도를 끊임없이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